6월 20일 목요일
일수: 36일째
날씨: 비온뒤 눈부신 맑음

단목령~희운각 (약23km)

설피골출발 : 06:00
단목령 : 06:15
점봉산 : 09:00
한계령 : 12:15~13:40
대청봉: 17:40
희운각: 19:15

마음씨 좋은 산아저씨 덕택에 좋은방에서 맛있는 음식을 포식하며 일어난 아침은 퉁퉁 부은 눈 뿐이었다.
살짝 밝아 있는 새벽 일찌감시 나와서 공기를 음미하고 세수를 한판 하고 ...

세수하는 곳이 예술이다.

자연석에 위에서 흘러 내린 물이 받아지고 또 흘러내린다.

꼭 선녀탕 같다.

아직도 부슬부슬 내리는 비때문에

하루 더 쉬게 해 달라고 할까. 그냥 갈까에서 갈등했지만 결국 민폐 더 끼치면 안되겠다고 생각했다.


혹시라도 아직 주무시고 계신 분들 깰까봐 조용히 패킹을 하고 나오니 벌써 아침산책을 끝내시고 담소중이었다.
속초 볼일 있어 나가는데 회나 한사리 하게 같이 가지 않겠냐고 물으신다.
순간 갈등이 생겼지만 겨울에 한번 찾아오겠다는 인사를 남기고 어제 왔던 길로 되돌아 왔다.

단목령을 올랐다.
점봉산을 오른다.
빗줄기는 점점 거칠어지고 하의 오버트루져를 입었지만 무용지물이었다.
다 젖어버려 무게만 늘어 버렸다.

풀숲에서 잠시 휴식을 하며 오버트루져는 벗어 버리고 다시 비옷을 입었다.
일어서려는데 뒤에서 시커먼물체가 수욱 나타난다.
놀래 까무르칠뻔했다.

아니 약간 뒤로 물러났으며 의식하지 못한채 방어자세를 취했다.
그 새벽 산속에누군가 있을거란 생각을 누가 할수 있을까...

단목령 아래 오색쪽샘터에서 주무셨다 했다.
고어침낭카버를 자랑하셨고 덕분에 비는 피했다고 했다.

그리고비슷한 시간대에 출발했다고 했다.
스틱자국과 발자국을 보고 열심히 따라왔다고 했다.
구간종주중 빼먹은 구간을 보충한다고 했다.
이름은 박인수 씨라 했다.
9살이나 많은 연배셨고 대구에서 오셨다 했다.

점봉산에서 잠시 마술같이 나타났다 사라지는 대청봉을 보았다.
반팔만을 입고 있다가 추워져서비옷을 입고 망대암산 암벽을 기어 올랐다..
또 다시 한무데기 일행 4명을 만나게 되었다.
맨발산악회 부부들이라고 했다.
역시 단목령에서 올라오셨고 오색에서 출발한 구간종주 분들이셨다.
아니 어제 새벽에 봤던 구룡령에서 먼저 출발한 그분들이었다.

대단한 속도였다.

어째든 음산한 날씨에 난코스라 걱정했는데사람 복 터졌다.
위험하고 힘든구간 사람들이 많으니 무엇보다 안심되었다
점봉산~망대암산~한계령 구간은 자연휴식년제로 망대암산 암릉들에 사다리와 밧줄들이 모두 철거되어
특히나 비오는날 조심하지 않으면 안되는 구간이였다.

한계령까지 같이 이동후 식량구입과 매식비 인출때문에 하산한다는 나를 만류한다.
20,000원 꺼내 주시더니 모자라는 경비하라 하시고는 부식은 자기가 많이 있으니깐 미시령까지 가자고 하신다.
중재에서 부산계신다는 김원효씨에게 20,000원을 받고 두번째다.
내가 글케 없어보이진 않는데 왜 나한테 돈을 주는지.
뿌리치고 사양해도 이미 꺼집어 낸 돈 손 부끄럽게 하지말라시며 건네신다.
그렇게 어려보이지도 않을건데...알다가도 모를일 같다.

매표소아래에 있는 전망대 정자에서 아침에 비맞은 장비들을 주욱 늘어 제껴 놓고 점심을 먹었다.
맨발산악회형님들은 아래 휴게소에서 식사를 하시는지 올라오시질 않는다.
날이 계속 맑아진다.
급기야 공기중에 티끌하나보이지 않는다.

어째든 같이 가게 되었다.
대승령에서 대청봉에 이르는 서북주릉은 물론내외설악. 점봉산의 조망이 한눈에 보인다.
거짓말처럼 날씨가 깨끗해지고 시야 100% 조망권의 옵션을 안고 대청봉으로 달렸다.
맥킨리를 다녀오셨다하고 대구 YMCA산악회에서 활동하신다고 했다.

대청봉에서 희운각으로 도망치듯 내려왔다.
중간 중청대피소에서 들리는 방송을 들었지만.
"죽음의계곡 내려서신 분길 없습니다. 빨리 돌아 나오세요..."

희운각에서 소주 한병을 구입해다 저기 아래 옛 야영사이트에서 비박구를 늘어 놓고 산 이야기를 했다.
다람쥐가 소주잔도 덮친다.

Posted by gold-l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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